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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값아파트실패가 주는 투자교훈 |
| [ 장용동 헤럴드경제신문 생활경제부장 2007-10-22 ] |
조회수 5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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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과 투자는 아주 밀접한 관계이다. 부(富)의 창조는 바로 투자의 효율성에 기인하며 이에 따라 부동산과 주식, 금융의 포트폴리오가 달라지게 된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화폐의 가치를 현재 시점에서 따져보는 순현재가치법(NPV), 내부수익률법(IRR) 등의 투자수익률 분석이 자산관리나 사업 실행에 결정적 변수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들어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가 달라지는 것도 이 같은 수익률 변화와 사회적 구조와 연관되어 있다.
예컨대 지난 2004년 예·적금 41.8%, 부동산 44.6%, 펀드주식 4.4% 순이던 자산관리 방식이 2005년에는 예·적금과 부동산이 역전되어 예·적금 40.9%, 부동산 37.3%로 뒤바뀌었고 펀드주식이 9.8%로 배 이상 급증했다.
이 같은 변화는 2006년에 더욱 심화되어 예·적금 38.4%, 부동산 34.5%, 펀드주식 12.5%로 재편됐으며 올 들어 펀드주식은 무려 22.0%대로 재차 배가 늘어나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른바 부동산이 밀리고 펀드주식으로 전(錢)의 대이동이 시작된 것이다.
부동산 규제와 고령화, 은퇴자 증가, 자산관리의 선진화 등이 맞물리면서 이 같은 바람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재산목록 1호인 주택 역시 자산이다. 공공재 성격을 띤 자산이어서 강한 규제를 받고 있지만 엄연히 특급 자산이기 때문에 자산증식 여부에 따라 투자가 이뤄지는 게 생리이다. 미래 가치와 투자 수익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된다는 얘기이다.
이를 책임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반값 아파트에 대비시켜 보면 실패는 당연한 결과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그동안 애써 시장을 외면한 채 사탕발림식으로 반값아파트 도입만을 주장해 왔다. 주택을 소유에서 거주 개념으로 전환하고 서민들의 주거난을 해소한다는 박제된 고전적(?) 철학만 내세운 채 우리의 자산시장 수준이나 주택 소비행태 등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것이다. 수분양자의 이익이 전혀 없는 토지임대부나 환매조건부 아파트가 시장에서 철저하게 배제되는 것은 당연하다. 804가구가 첫 공급된 주택공사의 반값 아파트가 1순위 청약에서 9.8%, 2순위에서 불과 8명이 신청해 10%의 분양률에도 미치지 못한 저조한 결과가 이를 입증해 준다.
이에 반해 주택건설업체가 최근 공급한 민영 장기임대주택은 급랭된 분양시장의 한파 속에서도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 지난 5월 용인 흥덕지구에서 공급한 신동아건설의 파밀리에 중대형 민영임대는 계약이 거의 완료된 상태이다. 또 지난달 분양된 호반건설의 베르디움 중소형 임대아파트는 선착순으로 밤샘 줄을 서는 이색풍경이 연출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공급가가 녹녹지 않았고 10년이 지난 후 분양전환되는 조건으로 공급됐지만 시장에서 호의적인 반응을 얻은 것이다. 순위권에서 미분양되어 선착순으로 이어졌고 일부 미계약 상태이지만 시장 수요가 확실하게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결국 우리 사회가 주택을 거주개념으로 인식하기에는 여전히 시기상조임을 보여준 것이다. 자산개념이 완전히 제외된 상품. 이 것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을 시사해주는 것이다. 때문에 자산의 개념을 일부 인정하며 주택 소비행태를 바꾸어가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유도해 가는 징검다리 형식의 주택정책이 요구된다는 얘기이다.
분양시장을 초토화시키고 있는 전매제한 역시 마찬가지이다. 10년 동안 자산을 묶어두는 것을 시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신의 불투명한 미래 거주 상황을 담보로 주택을 구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분양시장을 갈수록 초토화시켜 수급불균형의 폐해는 물론 업체 부도, 지방 불황을 가중시킬 것이다. 또 기존 아파트나 입주시점에 다가온 아파트 거래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전망이다. 반시장적이고 아마추어적인 정책의 손질만이 ‘위기의 주택시장’을 구해내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ch100@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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