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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도한 규제가 불러온 청약률 '제로'%시대 |
| [ 장용동 헤럴드경제신문 생활경제부장 2007-10-15 ] |
조회수 4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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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 동안 남발해온 마구잡이식 부동산 규제와 제도 도입이 국민과 기업, 경제를 짓누르는 족쇄로 작용, 시장 붕괴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신규 분양시장마저 급속히 냉각, 아파트 청약에서 신청자가 단 한 명도 없는 청약률 0%의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 붕괴현상은 사전에 치밀한 준비 없이 시작된 청약가점제의 복잡성과 거주 이전까지 제한한 10년 전매제한의 과도한 규제로 수요층의 이탈을 가속화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일반인을 대상으로 청약을 받은 춘천시 만천리 KCC 스위첸 아파트 367가구에는 3순위까지 청약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대구에서는 신천 청어람 43가구에 단 1명만 청약을 신청했다.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 청약률이 1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처럼 공개청약에서 청약자가 ‘0’인 경우는 근래 들어 처음이다. 이는 수도권-서울권으로 급속히 옮겨붙고 있다. 지난달 공급된 남양주 진접지구에 이어 오산, 평택 등지에서 공급된 아파트의 청약률은 물론 계약률이 한자릿수에 머물러 사실상 사업을 포기해야 할 정도다.
또한 주택가격 상승의 진원지인 서울 강남권으로 확산, 지난달 서울 서초구 롯데캐슬메디치 주상복합아파트는 50가구 청약에 단 2명만 신청하는 데 그쳤다. 청약을 해 당첨이 되고도 20~30% 정도가 계약을 포기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보면 계약률은 보나마나 뻔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아파트 분양이 모델하우스 정식 오픈을 뒤로 미룬 채 사전 청약을 먼저 받아 어느 정도 계약자를 채운 뒤 정식 분양에 들어가는 ‘깜깜이 분양’ 형태로 전환, 소비자들은 자칫 우롱당할 처지마저 놓여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주택가격을 잡겠다고 마구잡이식으로 규제와 제도를 도입, 시장을 초토화시켰기 때문이다. 예컨대 9월 분양가상한제 도입과 함께 확대·도입한 전매제한 규제만 해도 그렇다. 10년 전매제한은 미취학 아동이 중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움직일 수 없도록 하는 거주 제한의 족쇄가 되고 있다.
최근 남양주 진접에서 아파트를 분양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전매제한 규정이 그렇게 큰 파장을 미칠 줄 몰랐다”며 실수요층마저 아파트 분양받기를 겁내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근 분양에 들어간 파주신도시나 양주 고읍 역시 대량 미분양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대로 수십년씩 거주하는 농촌 주택이나 단독주택과 달리 아파트는 채 5년도 가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을 완전히 외면한 결과다.
주택수요층과 주택건설업체에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청약가점제도 마찬가지다. 9월부터 시행된 이 제도 역시 국민과 기업을 피곤하게 할 뿐만 아니라 얼어붙은 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개개인이 무주택기간을 따져야 하고 주택을 분양받고 샀던 기억을 되살려 점수를 매겨야 하는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 분양된 인천 논현 현대힐스테이트 분양에서 무려 11.1%인 66명이 부적격자로 분류된 것 역시 이 같은 제도의 복잡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파트가 남아도는데 가점제를 도입, 복잡하게 분양을 받게 하는지, 설득력이 없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어떤 청약통장에 가입했는지를 모르는 수요층에게 스스로 점수를 매기라는 것은 무책임한 정부의 극상을 보여주는 행정편의주의 발상이자 국민을 핍박하는 대표적 제도라는 얘기다. 국민과 기업을 위하고 시장 연착륙 및 향후 주택시장의 안정적 흐름을 위해서라도 과도한 규제의 늪을 걷어내는 정책의 유연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ch100@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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