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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업계, 제구실해야 한다. |
| [ 장용동 헤럴드경제신문 생활경제부장 2007-01-15 ] |
조회수 6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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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업계, 제구실해야 한다.
참여정부 들어 지난 4년 동안 집값 상승파티(?)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본 주체는 누구일까. 집값이 배 이상 뛰어오르면서 물론 주택을 소유한 ‘가진 계층’의 자본이득이 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와 함께 최고의 수혜를 본 주체는 바로 주택건설업체다.
외환위기 이후 부도에 몰린 대우 현대 등 100여개의 건설업체가 모두 그늘에서 벗어나 수조원대의 유동성을 확보, 건실한 업체로 다시 태어난 이유가 바로 2000년 이후 불어닥친 부동산 바람이었다. 또 ‘집장사’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던 다수의 중소 주택건설업체가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일약 스타 주택건설업체로 재탄생한 주된 요인이 바로 주택경기의 대호황이었다.
건설사들이 대규모 민자 등 투자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나 주택건설업체들이 너도나도 골프장사업에 진출한 것, ‘한류 주택 수출’이라는 기치 아래 해외에 투자하는 수백억원대의 시드머니 역시 주택 가격 상승 속에 연간 40만~50만가구씩을 건설해 자본이득을 남긴 결과임을 부인할 수 없다.
자유시장경제에서 자본이득이나 기회비용으로 부를 축적하는 것이 시빗거리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주택산업이 타 산업과 달리, 국가의 보호와 지원이 유달리 많은 특징을 감안하면 기업의 공적ㆍ사회적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정부가 토지를 개발해 택지를 제공해주고(비록 공생관계이기는 하지만) 선분양을 허용해 수요자로부터 중도금을 받아 집을 지을 수 있는 ‘땅 짚고 헤엄치기’식 제도가 확보돼 있다. 주택경기가 침체돼 주택산업이 바닥을 헤매이고 있으면 정부가 앞서 경기 부양을 빌미로 밀어주는 게 관례였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때처럼 수백개 업체가 주택공제조합의 대출금을 날렸지만 이를 모두 구제해준 것도 정부다. 정책과 제도가 대부분 주택산업의 보호막이어서 온실 속에서 사업을 해오고 있는거나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심각한 상태에 달하면서 ‘반값 아파트’에 온 국민이 현혹되는 상황을 맞고 있는데도 주택건설업체가 뒷전에 눌러앉아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가 아닐까.
집값 안정을 위한 역할 분담은 고사하고 민간 택지 아파트에 규제가 가해지면 건설물량이 위축되고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것만을(비록 그것이 옳다고 해도) 탓하고 있는 게 주택건설업계의 현실이다.
또 분양가상한제 등의 규제로 시행사들의 설 땅이 좁아지고 원가관리가 절대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자 설계비까지 쥐어짜고 벽돌 찍어내듯 한 아파트 건설로 회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발 더 나아가 주택건설업체의 구심체인 협회의 회장 자리를 놓고 2년 동안 횡령, 자격 시비 등을 벌이면서 이전투구식 세(勢)싸움만 벌이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건설업체가 국민으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고 로비업체 정도로 치부되고 있는 이유를 알 만하다.
부동산시장이 이 지경까지 이른 1차적인 책임은 물론 정부에 있다. 그러나 온 국민이 집값 등 부동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고 주택 공급을 담당하는 주체가 바로 주택건설업체인 점을 고려한다면 이제부터라도 역할 분담을 해야한다.
주택업계의 사회적 기여와 오르는 분양가에 대해 주택건설업체의 입장과 역할을 적극적으로 표명하고 실천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민간 주택 공급 위축이 가져올 후유증 등 정부 부동산정책에 대한 코멘트가 국민으로부터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ch100y@naver.com)
장용동 생활경제부장(ch100@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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