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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로...해외로,투자냐 탈출이냐 |
| [ 장용동 헤럴드경제신문 생활경제부장 2006-06-01 ] |
조회수 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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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캐나다에서 돌아온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혀를 내둘렀다. 지난 2~3년 전부터 밴쿠버 등 주요 도시의 현지 은행에 한국 사람이 많아지면서 뭉칫돈을 가지고 온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이를 확인할 수는 없었으나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인이 돈이 많다는 것, 그리고 어떤 방법인지는 모르지만 한국에서 가져온 엄청난 뭉칫돈이 현지 은행에 맡겨지거나 현지에 투자되고 있는 현장을 목격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현지 은행은 아예 한국인 직원을 프라이빗뱅킹 담당자로 채용, 고객유치 및 주택 등 부동산투자 가이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개인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현지 확인 결과 최근 들어서는 성원건설 월드건설 등 내노라하는 국내 주택건설업체가 잇달아 현지를 방문, 사업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 업체는 이미 직접투자나 펀드를 조성, 시내 중심권 개발사업에 손을 대고 있는 상황이다.
캐나다 뿐인가. 중동 부호가 몰려들면서 부동산가격이 하루가 멀다하고 뛰어오르는 두바이를 비롯해 카스피해 유전개발 등으로 국부가 급성장하는 카자흐스탄, 심지어 검은 대륙 아프리카까지도 수십여개의 주택건설업체가 이미 현지 사업에 착수했거나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이다. 중국이나 베트남 필리핀 미얀마 등은 이미 개인이나 기업투자의 고전(?) 국가가 돼버린 것이다.
신천지를 찾아나서는 개인이나 건설업체의 ‘골드러시’ 현상은 100만달러 규모의 해외투자 자유화 바람을 타고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사업환경이 날로 날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버블 붕괴까지 걱정해야 하는 국내 시장 상황과 달리 상대적으로 해외 사업의 물꼬는 자꾸 넓어지기 때문이다.
한술 더 떠 국내 분양을 전제로 해외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율배반적 사례까지 생겨나고 있다. 예컨대 두바이에서 수백억원의 토지대금을 치르고 땅을 산 국내 업체는 이제 분양전략을 해외가 아닌 국내로 돌리고 있으며, 카자흐스탄과 캐나다 등지에서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업체도 대대적인 국내 마케팅을 준비 중이다.
각종 규제와 세금으로 범벅이 돼가는 국내 부동산에 투자하기보다는 국내 업체가 벌이는 해외 부동산을 분양받는 것이 훨씬 유리, 투자자가 많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기러기나 펭귄 아빠(?)의 수요에 이어 짭짤한 현지 임대수입을 겨냥한 투자자의 입질이 활발한 상황이다. 때문에 밴쿠버 등지에서는 공동주택(콘도미니엄) 분양에 밤샘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현지인까지 가세, 프리미엄이 생기는 이색 투자 체험이 빚어질 정도다.
개인과 기업의 해외 대탈출, 이른바 ‘엑소더스’는 시장왜곡이 불러온 투자의 이상기류다. 정부의 강압적이고 편가르기식 정책, 공포 분위기 조성이 몰고온 반사적 국부 유출인 셈이다.
따라서 기업이나 개인의 해외투자가 실패로 돌아설 경우 엄청난 국부의 손실뿐만 아니라 개인 및 기업파산으로 인한 후유증은 심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난 80년대 중반, 해외건설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내로라하는 대형 건설업체가 잇따라 부도에 몰려 온 나라가 떠들썩했던 악몽이 떠오르는 것은 지나친 기우일까. 버블 붕괴를 외치기보다는 시장왜곡을 바로 잡고 세심한 연착륙 대책을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ch100@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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