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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을 기다리는 부동산 시장(?) |
| [ 장용동 헤럴드경제신문 생활경제부장 2006-05-13 ] |
조회수 4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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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이 휴면기에 접어들고 있다. 강남 등지의 고가 재건축단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일부 투자자의 매도세 전환소식도 들린다. 강화된 보유세 부담이 현실로 나타나고 가파른 상승에 부담이 커진 탓이다. 게다가 봄 이사철을 계기로 가파르게 상승한 시장의 숨 고르기가 겹치면서 ‘낙폭이 얼마나 될지, 버블 붕괴로 이어질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부동산 신화의 국가였던 일본의 부동산 가격은 90년대 들어 부동산 총량 대출규제가 시작되면서 산산조각이 났다. 100억엔을 들여 완공한 도심 호텔이 20억엔에 매각되고 230억엔을 투자해 개발한 스키장이 불과 3억엔의 헐값에 팔릴 정도로 낙폭이 컸다.
재개발을 놓고 방화와 살인까지 빚어질 정도로 사회·경제적 혼란까지 야기한 일본 부동산시장은 개인과 법인의 대출이 막히자 일시에 폭락 장세로 변했으며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들의 자산 디플레현상이 발생해 은행과 기업, 개인 부도가 서로 맞물리면서 속출하는 부작용이 극에 달했다.
대출을 갚지 못해 자살한 건수가 교통사고 사망자 수보다 많았을 정도로 일본은 거품 붕괴의 비싼 대가를 치렀다.
참여정부 역시 타오르는 부동산을 잡기 위해 일본에서 위력을 발휘한 금융대출 규제책을 부분적으로 도입한 데 이어 한술 더 떠 세제를 대폭 강화하는 부동산정책을 펼친 지 2년째 접어들고 있다. 현재의 휴면기를 놓고 정부와 시장의 시각이 엇갈리는 면이 없지 않지만 일단 현 위치에서의 안정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팔자는 세력이 형성돼 일부 매물이 나오고 있으며 이는 매물난→가격상승의 고리가 풀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게다가 과도한 상승과 보유세 강화에 부담을 느낀 매수세 위축이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커 시장은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연 정부가 기대하는 만큼 낙폭이 커질 수 있을까, 또 붕괴로까지 이어질 정도로 매물이 홍수를 이룰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주택 매각에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높이고 개발이익을 환수하며 행정력을 동원해 아파트 수요를 꺾으려는 조치는 오히려 매물을 격감시켜 가격을 밀어올리는 원인이 됐다.
이로 인해 본의 아니게 투기꾼이 되고 현 단계에서 집을 팔면 수억원대의 세금을 내야 하는 주택소유자들이 대부분이다.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정책 탓에 고가 주택소유자가 되어 버렸고, 이를 팔고 세금 내면 다른 곳에서 웬만한 집을 구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이는 투기적으로 구입한 매물은 나올 수 있지만 실수요자용 주택은 나오지 않을 것임을 추론케 한다.
더구나 유동성이 풍부하고 부동산에 대한 애착(?)이 여전해 많아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집권층은 오는 2009년까지 시가의 2%를 종합부동산세로 매길 것이며 어떤 정권도 이를 고치기 힘들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지만 이미 시장에서는 불합리하게 독선적으로 만든 세제는 고쳐져야 하며 이를 기다리는 기색이 역력하다.
따라서 여전히 변수는 많지만 기다리자는 심리가 팽배한 이상 쉬어가는 장세는 나올망정 일본처럼 붕괴로 가는 상황은 빚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ch100@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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