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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보야, 문제는 집값이야 |
| [ 장용동 헤럴드경제신문 편집국장 2010-06-07 ] |
조회수 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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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집값이야”
집값 떨어져, 자산가치 급락, 여당 지지층 대거 이탈
강남 3구, 용인, 수원, 동탄 등 대표보수지역 야당 압승
정부와 한나라당이 애처로울 정도로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다. 지난 2006~2008년 지방선거와 대선, 총선 등 3차례의 선거 당시 완승을 거두면서 전국을 온통 블루 컬러로 물들였던 때와는 사뭇 달랐다. 6.2 지방선거로 서울, 수도권 기초단체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온통 연두색으로 바뀌었다. 패배요인은 많다. 정치안정론보다 견제론이 압도한 결과, 천안함의 역풍, 밀어붙이기식 국정의 혐오 등 다양하다.
그러나 실생활 중시의 가구주 입장에서 보면 이것을 여당 완배, 야당 압승의 주요인으로 받아들이기에 어쩐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최대 20%포인트 차이로 낙승할 것이라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초박빙의 승부를 벌이며 0.60%포인트에 불과한 2만6000표 차이로 신승한 점이나 자신만만했던 인천의 안상수 현시장이 송영길 당선자에게 턱없는 표차로 자리를 내준 점, 그리고 서울 및 수도권 기초단체장의 대부분이 민주당으로 물갈이 된 점 등이 여전히 석연치 않다.
이에 대한 의혹은 3일 오전이 돼서야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전문가가 그것도 몰라요, 바로 집값 때문입니다”라는 독자 전화를 서너통 받고 나서다. 그러고 보니 선거당일에도 수통의 전화를 받았으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기약도 없이 집값이 떨어지면서 거래가 두절, 연일 화풀이성 전화가 다반사로 오는게 요즘이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압구정동에서 조기축구회에 나갔던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를 하지않기로 했다거나 전통 여당지역인 용인에서 대거 야당을 찍을 것이라는 제보가 잇달았다. 수억원씩 떨어진 집값으로 대표되는 정부와 여당의 부동산 정책에 부글부글 끓는 유권자들의 속마음이 폭발하고 있었던 것이다. 국제 경제에 정통한 대기업출신 한 임원은 미국의 사례를 들면서 ‘바로 민생경제, 부동산이야, 이 멍청야’라며 여당과 정부를 비꼬았다.
인천의 안상수 현시장은 송도신도시에 투자를 유치 해 과실을 지역주민과 나누는 원리를 설명치 못한 채 집값이 대거 추락, 낙동강 오리알이 됐고 오세훈 시장은 배신당한 강남등지의 유권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곤욕을 치뤘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강남 3구에서 오세훈 표가 많이 나와 당선됐다지만 지난 3차례 선거시와 비교하면 야당지지층이 40%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오세훈 39만 7064, 한명숙 27만134표). 4년전 선거에서 서울 25개 지자체가 한나라당 텃밭이었던게 4개로 축소된 이유가 여기에 있지않을까. 전략공천지역인 용인이 야당에 넘어가고 전통적으로 여당 강세인 안양, 성남, 파주, 수원, 안양, 고양, 구리,오산, 화성 등이 모두 간발의 차이로 모두 야당 수중에 들어갔다. 수도권 기초단체 61개 가운데 한나라당이 고작 16개를 차지하는데 그친 것이다. 바로 화난 민심이반의 결과이다. 이들지역의 60대 투표율이 10%이상 감소한 점도 이런 맥락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집값이 수억원이나 떨어져 자산가치가 크게 하락했지만 거래가 두절, 오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된데다 재건축,재개발은 여전히 답보상태로 희망도, 소망도 없어졌고 입주, 분양아파트는 들어가야할지, 빚내서 중도금을 내야할지를 모르는데 기인했다는 얘기다.
통계치가 다소 문제가 있지만 서울시민의 자가주택보유율이 55%에 달하고 전균 평균치가 70%정도에 육박하는 현상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적어도 서울 수도권의 야당 압승은 거창한 천안함이나 세종시, 4대강, 정치견제 보다 실생활과 직결된 민생소통의 핵심인 집값영향이 컸을 것이 분명하다. 이것이 막히자 MB로부터 대거 이탈했다는게 가장 현실적인 정답이 아닐까. 수요 감소와 금융대출규제의 정당성을 내세운 채 지금은 하락기, 구조조정기만을 고집하는 정부와 여당이 황소 고집을 꺾고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야할 문제이다. 서민은 보금자리로 충분하다.
장용동 헤럴드경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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