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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대란, 분양가 못 잡으면 집값도 못 잡는다! |
| [ 정태희 연구원 2006-09-18 ] |
조회수 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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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란, 분양가 못 잡으면 집값도 못 잡는다!
최근 불거진 전세대란으로 서민들이 시름시름 앓고 있다. 정부가 이런 부작용을 예측 했었는지 못했었는지를 떠나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그러나 특별한 대책이 없는 것이 문제다. 결과적으로 문제와 해결 방안의 핵심은 수요 공급 원칙의 균형인데 공급을 단기간에 늘리기가 어렵기 때문에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을 이사철, 쌍춘년 등의 이유는 시기가 지나가면 해결될 여지가 있으므로 제쳐둔다 치더라도 올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그 중 하나는 내집마련을 하려고 기다리는 수요자들이 집값이 더 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어 매수에서 전세로 선회하고 있다. 물론 집값이 떨어지고 거품이 빠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면 다행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지금과 같은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좋은 결과를 위해 아무리 좋은 정책을 시행한다 해도 부작용은 최소화해야 한다. 정책을 마련할 때, 정책이 시행되면 나타날 부작용을 예측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후에 정책이 시행돼야 그 정책을 믿고 따랐던 국민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번 전세대란의 원인으로 정부의 규제정책을 꼽는 견해가 많다. 부동산 시장이 매매, 전세, 세금, 법률 등의 수많은 분야에 걸쳐 서로 연관돼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어느 한 부분만을 위한 정책은 다른 부분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정책은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정책을 시행하는 기관들끼리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전세대란과 함께 최근 또다시 도마에 오른 것이 분양가다. 판교를 시작으로 파주 운정신도시, 은평뉴타운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문제는 이 곳 모두 국가기관에서 사업을 주도하는 택지라는 것이다. 고분양가 영향으로 인근 시세가 뛰고 있다. 파주 운정신도시 한라비발디는 평당 평균 분양가가 인근지역의 시세보다 훨씬 높은 1천297만원으로 정해졌다. 그나마 이것도 많이 낮춘 가격이다. 이미 파주 일대는 운정신도시가 높은 분양가로 분양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나돌면서 인근 지역 가격이 올랐다. 파주 금촌의 아파트들 중 한달새 4,000만 원~7,000천만 원 가량 오른 아파트들도 있다. 은평뉴타운도 평당 분양가가 최고 1,500만 원을 넘어설 것으로 밝혀지면서 주변지역 시세가 들썩이고 있다. 인근지역에서는 오히려 고분양가를 반기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다. 은평구 평당 시세가 1,000만 원을 넘는 아파트가 거의 없는 것을 비춰보면 국민을 상대로 장사를 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정부에서는 집값을 잡겠다고 있는 대책 없는 대책을 모두 쏟아 붙고 있는데, 한 쪽에서는 장사를 하고 있으니 도대체가 박자가 맞지 않는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인근 시세 뿐만 아니라 앞으로 분양을 준비 중인 단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송도, 용인, 광교 등 유망하다는 택지의 분양가가 더 올라 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분양가가 올라가면 인근 시세도 덩달아 올라가고 이렇게 되면 집값을 잡기는 다 틀린 것이다.
강북의 한 빌라세입자는 “3년 동안 전세값이 3,000만 원이나 올랐다. 그 동안 모은 돈을 고스란히 전세 재계약 하는데 써야한다.”며 울분을 토했다. 역으로 말하면 전세 사는 동안 다음 재계약 때 올려줄 전세 값을 마련하기 위해 종자돈을 부지런히 모아야 하는 것이다.
분양도 마찬가지다. 조그만 내 집 하나 마련하겠다고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고 종자돈 모아봐야 순위가 돌아와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분양가 때문에 서민들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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